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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현장이 척박할지언정 그곳이 아름다웠노라 즐거웠노라 말하고 싶습니다.


  박시현(2005-02-17 17:16:44, Hit : 3188, Vote : 986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


고구려, 뜻으로 본 한국역사(함석헌, 한길사, 2004) 에서 함석헌선생님은 고구려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 고구려는 부여의 계통을 이은 나라로서 예로부터 오는 조상의 씩씩한 모습을 전하였다. 동명성왕이라는 주몽은 우리 5천년 역사를 통해서도 드물게 보는 어진이였다. 그러므로 산간의 조그마한 보잘것없는 졸본을 가지고 한때 동쪽 아시아에서 떨치던 고구려를 만든 것이다. 그는 '한' 사람을 대표하는 표본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한 사람이 어찌 나라를 다스릴 수 있을까?

예나 이제나 나라의 주인은 민중이다. 고구려가 위대한 것은 고구려 민중이 위대하였기 때문이다. 위대한 것이 다른 것이 아니다. 민중이 어떤 이상에 열중하는 일이다. 산속의 졸본, 일년 두루 일을 하여도 먹을 것도 못 버는 졸본도 국민이 한번 한마음이 되어 가슴이 부풀어오른즉 만주와 반도에 걸치는 큰 나라를 만들 수 있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도리어 그들의 좋지 못한 환경이었다. 땅이 파리하여 먹을 것도 잘 내주지 않고, 옆에 강한 나라가 있어서 밤낮 시달림을 받기 때문에 그들은 반발한 것이었다. 정신은 반발하는 것이다. 버티고 나서는 것, 머리를 들고 일어서는 것, 운명에 대해 대드는 것이 정신이다. 뜻을 찾는 것이 정신이다. 그저 나도 살겠다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세우는 뜻이 있어야 한다. 내가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뜻을 찾으면 뜻이 나를 사렬주고 나를 위대하게 한다. p. 159-160」





이곳 저곳 며칠 방랑을 하였더니 들리는 소리가 나를 한 때 혼잡게 한다. 여기저기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 올 것이 왔단 말인가?

이래저래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를 종합해보면 대충 이렇다.

- 지방자치화에 따른 복지예산 삭감 혹은 지원의 감소에 대한 우려
- 복지분야에 대한 시장역역의 확대에 따른 위협
- 전문 복지영역의 확대에 따른 위협
- 유사 혹은 동일 복지기관간의 경쟁이 불가피한 현실에 대한 위협

깊이 연구하지 않고 그저 몇 자 주워들었기에 이 정도로 요약된다. 사실 이 이상을 듣지도 못했거니와 별로 듣고 싶지않은 이야기라 외면했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라면 나는, 사회복지사인 나는 ...

이것이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라면 나는 이 위기를 헤쳐나가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멀리 저 멀리 외면하고 싶다. 나에게는 이러한 위협과 위기로부터 종합사회복지관을 구해낼 힘이 없다. 관심도 없다. 그리고, 그럴 여유가 없다.

젊은 날 소중한 꿈으로 꾸어오며, 지금도 온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놓은 종합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라는 것이 그토록 하찮은 것이었던가?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나의 하였던 일들이 얼마나 가치있고 올바른 것이었던가! 나는 지금 사회복지사를 그만두어도 한이 없다. 잘 했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나의 하는 일이 올바르다면, 나의 생을 두고 투자할 만 하지 않느냐! 나의 하는 일이 올바르다면 지원금이 줄어들고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점점 거세어 진다고 그만둘소냐. 오히려, 생을 두고 더 멋지게 해 보겠다는 오기가 생긴다.

보조금, 밥그릇... 남의 이야기로 넘겨버리고, 내가 집중할 것은 주민들의 이야기이며 삶이며 동네사람들의 힘으로 복지관을 이끌어 가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내가 집중할 것은 오직 주민들이며 주민들의 목소리이다. 그들의 삶이다. 나에게는 그것말고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위기라니 좋은 기회다. 이참에 복지관을 하나 짓든지 아니면 개인복지사무소를 세워 하고 싶은 일 실컷 하자.


마음이 강퍅해진다. 아마도 하고싶은 이야기는 이것이 아닐진데 괜시리 들려오는 이야기에 마음이 상했나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위기라는 것이 진실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구려를 고구려답게 고구려인 답게 만든 것은 그들의 좋지 못했던 환경이었노라고 함석헌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역사가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구려가 그렇게 씩씩했던 것은 그렇게 용맹스러웠던 것은 아무리 일하여도 일년 먹을 양식을 얻기 힘들었던 척박한 그들의 땅 때문이란다. 주위의 강한 나라가 있어 밤낮 시달림을 받았기 때문이란다.

어쩜 이리도 지금 복지관의 위기라는 상황과 같을까?

역사는 돌고 돈다는데, 고구려인들이 그러한 위기와 위협 가운데 정신이 반발하여 일어섬으로 뜻을 세워 강한 나라가 되었던 것처럼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 가운데 정신이 반발하여 일어섬으로 종합사회복지관의 올바른 뜻을 세움으로 올바른 일을 올바르고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부터 그러해야 겠다.





나를 비추어 보건데

종합사회복지관의 위기는,
사회복지계의 본질적인 위기는 세 가지 이다.


그 첫째는 공부하지 않는 것이다. 공부한다 하더라도 깊이 없음에 있다.
그 둘째는 고민하지 않는 것이다. 고민한다 하더라도 깊이 없음에 있다.
그 셋째는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공유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하지 않음에 있다.

이것이 본질적인 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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