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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현장이 척박할지언정 그곳이 아름다웠노라 즐거웠노라 말하고 싶습니다.


  박시현(2004-08-23 21:46:44, Hit : 2904, Vote : 940
 길... 동정은 얼어터진 발등에 오줌을 누는 것

[원문보기] refree7.com 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2004. 7. 22


오랫만에, 아주 오랫만에 소설이라는 것을 읽었다.

예전에 '가시고기'를 읽고서 한참 눈시울이 붉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 '가시고기'의 작가 '조창인'의 작품 '길'을 며칠쌔 읽었다. 가슴 한 켠에 눈물이 고이고 잠시 나를 망설이게 하는 대목이 있다.


'동정을 받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안다. 동정은 얼어터진 발등에다 오줌을 누는 것과 비슷하다. 그때 뿐이다. 그때만 따뜻하지, 결국 더 심하게 발등을 얼어터지게 만든다. p.123 '

한 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얼어터진 발등에다 오줌을 누고 있는 것, 내 모습이 아닌가? 고민되고 문득 문득 떠올라 힘이 든다. 복지관 로비에 물러터진 곶감을 받으러 검은 비닐봉지를 손에 손 들고 왔던 동네사람들이 새삼 눈 앞에 자꾸만 아른거린다. 오늘 아침에도 전화가 왔다. 왜, 우리 집에는 빵을 주지 않느냐고.

늘 들어왔던 말, 내가 너무 심각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걸까?

그까짓 물러터진 곶감이 유통기한 지나기 전에 들어 온 빵이 무어라고 뭐가 그리 대수냐고 힘꼇 소리치고 싶다.

오늘 어느 가게에서 가져온 김밥을 다 나누어주지 못해 복지관 사무실 한 켠에 덩그러니 남아있다. 놀러온 아이들이 소리친다. '야~ 여기 맛있는거 있다' 결국 한 줄을 먹고 간다. 얻어 먹고 간다.

굳이 얻어 먹고 간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다 한들 '얼어터진 발등에다 오줌을 누는 내 모습'은 쉽사리 감출 수가 없다.

앞으로 이곳에 있으면서 허다하게 일어날 일이다. 내가 함부로 오줌누는 일 말이다. 스스로 결코 자유로워 질 수 없을 일이다. 얼어터져 눈덩이 불어나듯 커져버린 동네사람들의 발등에다 모르는척 계속 오줌을 누고 있어야 한다.

괴롭다, 한 마디 짧은 탄성말고는 어떠한 말도 어떠한 생각도 할 수가 없다.

굳이 한 마디 더하라면, 슬프다.


길... 길을 읽은 어느 늦은 밤, 벼랑으로 달려가고 있는 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작가는 위로해 준다. 스스로를 위로하듯 나를 위로하고 있다.

'보편을 좇는 일은 간편합니다. 개별에 대한 애착은 위험천만합니다.
나의 글쓰기에 묻습니다.
보편과 개별. 그 중 어느 하나, 너무 쉽사리 애착의 띠를 풀어놓은 것은 아닌가. 작가후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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