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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현장이 척박할지언정 그곳이 아름다웠노라 즐거웠노라 말하고 싶습니다.


  박시현(2004-07-08 00:48:35, Hit : 2829, Vote : 891
 고집불통(固執不通)

◐ 고집불통(固執不通)[―뿔―][명사] 성질이 고집스럽고 융통성이 없음, 또는 그러한 사람. <네이버 국어사전>




고집불통은 나다. 나 사회복지사다.

어제다.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셨다.

할머니께서 뇌병변으로 쓰러지셔서 좌측 수족이 모두 마비증세를 보이셨다. 일어나고 앉는것 화장실 가는 것 빨래하는 것 청소하는 것 식사 준비하는 것, 모든 것이 불편하다. 할아버지도 건강이 좋지 않다.

그래서, 할아버지께서 복지관을 찾아오셔서 잠시라도 청소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며 도움을 요청하셨다.

가사서비스라 불리우는 서비스의 봉사자를 보내드렸다. 1주일에 한 번씩 봉사자가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여 청소하고 빨래하는 것을 도와드렸다.

한 달이 지났을까? 그러니까, 그것이 어제다. 한달여만에 다시 복지관에 오셔서 이제 봉사자가 그만와도 좋겠다 하신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서 이제 '남의 신세 지지 않아도 된다' 하신다. '그 동안 고마웠다' 는 인사도 잊지 않으셨다.

'남의 신세 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그 동안 고마웠다'는 말은 내 귀에 들리지 않는다. 고집불통이라서.

혹시나 봉사자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할아버지에게 다른 일이 생긴건 아닐까? 자꾸만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누가보면 심문하는 줄 알겠다. 할아버지는 아니라는데 자꾸만 묻는다. 고집불통이라서.

이제 그만~ 이라고 말씀하시는 할아버지. 그 와중에도 할아버지의 필요를 순간 포착(?)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할머니의 입맛이 자꾸 없어져 음식을 잘 드시지 않는다'고 한다. 나 고집불통 사회복지사가 이 말을 그냥 넘길리 없다.

그렇다면, 청소 빨래는 할아버지께서 하시고, 봉사자는 할머니를 위해 음식을 하면 어떨까요? 라고 여쭌다.

할아버지는 괜찮다고, 그동안 신세로 충분하다며, 할머니의 식성이 까다롭고 여러사람 분주하게 드나드는 것 싫어하니까 괜찮다고 하신다.

그래도 고집불통이다. '1주일에 한번인데 또, 할머니의 식성에 맞추어 요리를 해드리도록 할께요'.

할머니가 아파서 기분이 금새 좋았다 나빴다 하니까 그것도 부담된다 하신다.

그래도 고집불통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봉사자의 집에서 할머니의 식성에 맞추어 요리를 하고, 냄비에 담거나 용기에 담아서 할아버지께 드리면 어떨까요? 할머니의 식성에도 맞추고, 집을 방문하지 않아 분주하지도 않고.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그렇게 하면 되겠네 하신다. 고맙다며 복지관을 나가신다.

아니다. 그제서야 고집불통 사회복지사인 내가 보내드렸다.





나야 (2004-07-16 23:10:15)
너,,, 너의 장점대로 해..못하는 요리 가서 해드리고.. 묵묵히 잘 들어주고 화 안내는 너의 모습,, 있지.. 너도 그리고 다른 훌륭한 복지사님들도 이미 느끼고 마음아파하면서 다른 고리들을 찾겠지만... 나이 60이 다가오는 울엄마가 어느 한 일년은 입맛이 자신의 혓바닥 입맛이 달라지는데 그것도 노화로... 다른 가족들은 그런 자신의 노화는 모른채.. 변하는 음식맛을 탓하니깐 힘들어하시는 거야.. 너의 장점 발휘해. 캐묻지말고.. 니 요리 솜씨를 발휘하는거.. 어쩜 현장복지사들의 가장 어려운점이겠지만.. 정에 굶주린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그게 최고일거라고 나는 착각해.. 이 고집불통 박시현.. 할머니 부럽다. 그런 할배가 옆에 있어서.. 너ㄴ,는 기꺼이 잘 할꺼야. 요리보다는 요리를 만들면서 할머니 간을 못 맞추겠어요.. 도아주세요가 아직은 더 큰 조미료인거.. 당신 제일루 잘 알잖아
박시현 (2004-07-18 23:46:10)  
나야..님의 답글에 많은 반성합니다.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에게 때로는 즉시 달려가 어쩜 자원봉사자나 이웃처럼 그렇게 할머니의 입맛을 찾아드리라고 혹은 할머니께 간을 맞추어 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저에게도 그렇게 요구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웃보다 자원봉사자 보다 더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우리 어머니가 우리 할머니가 똑같이 아프고 입맛이 없다고 잘 모르는 인근 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가 달려오지는 않습니다. 며느리가 오고 딸이오고 아니면, 평소 친하던 옆집 할머니가 오시겠죠.
이웃을 연결시켜주고 봉사자를 연결시키는 것 역시 어거지이지만, 그래도 우리네 살아오던 세상에 조금이나마 비슷하게 만들어가고 그려가야 한다고 배웠고, 지금도 늘 그런 고민으로 사회복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야... 님의 말씀 속에 어쩜 사회복지사들이 쉽게 지나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지적 감사합니다. 그렇네요. 역시 사람사는 세상에는 지혜가 필요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먼저 알아 채워가며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할머니께 간을 맞춰달라는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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